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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스테-아루이의 순례자 숙소. 초등학교 건물 한쪽 날개를 개조하여 만들었다



  내가 순례길에서 만난 순례자들은 "왜 순례길을 걷는가?"라는 나의 질문에

대부분 "나 자신을 만나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길을 나서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우리 자신과 조우하게 된다. 길을 떠나야만 자기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를 깨닫는다. 집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나는 얼마나 하찮은 존재였던가. 그러나 일상에서 벗어나 길을 걸으면 나는 내 존재의 소중함을 문득 깨닫고, 자신과 지난 삶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삶의 얼개를 그려본다.

  피에르와 나딘, 클로딘은 이 순례길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거나 설계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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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에르


피에르는 쉰두 살. 파리에서 전문회계사로 일했다. 어머니가 영국 사람이어서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그는 파리의 상경계열 그랑제콜인 ESSEC 출신이다. 탁월한 성적으로 프랑스 최고의 이 학교를 나온 그는 별다른 문제없이 순탄하게 인생을 살아왔다.

남이 보기에는 그랬다. 그러나 그는 풍족하기는 하지만 늘 바쁘기만 하고 그의 눈에는 무의미해 보이는 숫자놀음에 회의를 품어왔다고 한다. 결국 그는 회계사 생활을 그만두고 다른 직업을 갖기로 했다. 이제 그는 순례를 마치고 다시 파리로 돌아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마사지치료사로 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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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딘

     

  나딘은 쉰다섯 살이다. 리옹에서 국립과학연구소 산하의 한 연구소 실장으로 일했던 그녀 역시

인공적인 것을 합성하는 화학의 세계에 넌저리가 났지만 생활을 위해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그녀 역시 직업을 바꾸기로 했다. 그녀는 몇 년 전 순례길을 걸으며 진정 어떤 삶을 원하는지를 자기 자신에게 물었고, 그 대답은 요가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그녀 역시 리옹으로 돌아가면 가운을 벗어던지고 요가복으로 갈아입을 것이다. 

이 두 사람은 생마르탱이라는 마을의 순례자 숙소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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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딘

 카스테-아루이라는 작은 마을의 초등학교 건물 한편을 개조한 순례자 숙소에서 만난 클로딘은 르아브르에 살고, 지적장애인 교육센터 팀장이다. 그녀는 이번 순례를 마치고 가면 모든 것을 정리하고 순례길에 있는 한 작은 마을에 사둔 낡은 집을 수리하여 남자 친구와 함께 순례자 숙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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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마르탱 순례자 숙소